프랑스 블로거가 알려주는 브르타뉴 하이킹 루트

몽생미셸 만에서 생나제르까지, 브르타뉴 해안선을 따라 2,000km 가량 이어지는 하이킹 루트, 세관원의 길(Sentier des Douaniers)을 소개한다. 프랑스 블로거 다비드 주네스탈(David Genestal)과 함께 200년 이상의 역사가 숨 쉬는 이 하이킹 루트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을 알아보자.

브르타뉴 해안선 따라 2,000km

이 독특한 역사의 기원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횡행하던 밀수를 근절하기 위해 세관 순찰대가 이곳으로 파견되었는데, 그들의 순찰 범위가 바로 브르타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2,000km 루트였다. 이 ‘세관원의 길’은 몽생미셸 만에서 출발하여 에메랄드 해안(Côte d’Emeraude), 분홍 화강암 해안(Côte de Granit Rose), 피니스테르 해안(côtes du Finistère)을 지나 모르비앙(Morbihan)의 드넓은 해변으로 이어졌다. 18세기 이후 한참 동안이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던 이 루트가 다시 복원되었고, 그때부터 수많은 하이커들이 매일같이 GR34 루트를 타고 환상적인 풍경을 즐기기 시작했다. 한 번에 완주를 하려면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단번에 모든 코스를 주파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브르타뉴에서는 야생의 자연과 광활한 해변 등 다양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서 누구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블로거 다비드 주네스날과 함께 이 특별한 하이킹 코스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을 알아보자.

몽생미셸

대장정은 몽 생 미셸에서 시작한다. ‘세관원의 길’ 코스를 시작하는 데에 이보다 더 좋은 시작점이 있을까? 몽생미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특히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이곳을 방문하면, 영적인 경험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휘몰아치는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수평선에서 갑자기 섬이 나타나고 그 위로 산이 모습을 드러내다니, 마법 같은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대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고, 그 놀라움은 우리 기억 속에 오랫동안 새겨질 것이다.

캅 프레헬(Cap Fréhel)에서 푸앙트 드 라 라트(Pointe de la Latte)까지

캅 프레헬에 가기 위해서는 분홍색과 보라색이 섞인 듯한 드넓은 에리카 꽃밭을 지나야 한다. 그곳을 통과하다 보면 여러분을 둘러싼 절벽과 작은 해변, 그리고 브르타뉴 등대도 만나게 된다. 궂은 날씨에도 끄떡없는 단단한 벽돌들이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루트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플레브농(Plévenon) 마을에 있는 라트 요새(Fort de la Latte)에 다다른다. 절벽 위에 올려진 이 중세 성의 분위기에 압도될 것이다.

팽폴(Paimpol)에서 페로 기렉(Perros Guirec)까지

분홍빛 바위들이 반짝이는 이 해변가 루트는 마치 엽서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이곳은 새들을 위한 작은 천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수차례 통과해야 하는 팽폴 - 페로 기렉코스는 4~5일 정도 소요된다. 브레아 섬(île de Bréhat)을 통과하는 루트도 적극 추천한다. 이 작은 군도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색상의 향연을 즐길 수 있고, 이국적인 동식물도 만날 수 있다.

모를레 만(Baie de Morlaix), 플루가누(Plougasnou)에서 생 폴 드 레옹(Saint Paul de Léon)까지

푸앙트 드 프리멜(Pointe de Primel)을 오르면 모를레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푸른 바다와 분홍빛 화강암이 이루는 대조가 강렬한 모를레 만은 2018년 하이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GR 루트 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곳에선 수많은 새와 굴 양식장을 만날 수 있다. 경사가 가파른 작은 섬을 꽤 많이 거쳐야 하지만, 그럼에도 눈부신 경치를 즐길 수 있기에 그 가치는 충분하다. 특히 땀이 두렵지 않은 운동 애호가들에게 추천하는 구간이다. 이 코스에서는 색다른 방법으로 브르타뉴를 탐방할 수 있다. 조수의 리듬에 따라 하이킹을 즐겨보자. 썰물 때는 모래 바닥이 드러나며 마치 좌초된 듯 모래 속에 파묻힌 배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푸앙트 뒤 라즈(Pointe du Raz)와 푸앙트 프니에르(Pointe Penière)

바위 위로 부서지는 파도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곳의 자연을 바라보면 마치 세상의 끝에 온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등대마저 바위에 온몸을 부딪치는 파도에 압도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유난히 어두운 색깔과 거친 표면을 가지고 있는 바위들로 뒤덮인 작은 해안가들은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퀴브롱 반도(Presqu'île de Quiberon)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조용한 주변 환경을 자랑하는 퀴브롱 반도 하이킹 구간에서는 브르타뉴의 친근한 면모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부드러운 풍경을 보고 있자면, 마치 전시회를 온 착각마저 들 것이다. 루아르 하구에서 멀지 않은 이 코스는 전체 루트에서 가장 안전한 코스라고 하며, 온 가족이 다 함께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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