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동안 알아보는 발 드 루아르 염소 치즈에 대한 모든 것

프랑스로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프랑스 땅에서 나는 훌륭한 식자재들에 대해 알아보자. 오늘의 주제는 발 드 루아르 Val de Loire 지역의 염소 치즈다. 신선하거나, 숙성되었거나, 동그랗거나, 피라미드 모양이거나, 생으로 맛보거나 요리를 하거나. 즐기는 모습은 제각기 다르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 지역의 치즈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단 5분 만에 프랑스 식탁과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이 치즈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오직 발 드 루아르에만 존재하는 5가지 AOP

최고급 와인, 동화속에 나올 듯한 아름다운 고성들과 자연 풍경으로 알려져 있는 발 드 루아르는 서로 다른 맛과 모양을 가진 다섯 종류의 염소 치즈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크로탱 드 샤비뇰Crottin de Chavignol, 풀리니 생 피에르Pouligny Saint-Pierre, 생트 모르 드 투렌Sainte Maure de Touraine, 셀 쉬르 셰르Selles-sur-Cher 발렁세Valençay. 이 치즈를 생산하는 다섯 개 지역은 AOP(원산지명칭통제)로 보호되어 염소 젖을 생산하는 것에서 치즈를 숙성하는 것까지 모든 제조 과정이 해당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650여 개의 생산구역과 9만 마리의 염소들이 성트르 발 드 루아르 지역의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유서 깊은 노하우

염소 치즈의 제조 방식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염소의 관리 방법, 젖을 보관소로 운송하는 방법, 응고 방법(젖에 유산균과 응유효소 첨가), 수분 제거(24시간), 틀 제거, 소금 간, 숙성(8~11일) 등 고대의 제조 방식들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현대 기술을 통해 보관을 용이하게 하고, 치즈의 맛을 한층 더 올린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발 드 루아르 지역 치즈의 특징은 생젖으로 만들어져 텍스쳐가 부드럽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외피를 가지고 있으며, 농장 또는 치즈 제조소에서 수공업 방식으로 숙성되고 제조되었다는 것이다.

크로탱 드 샤비뇰 : 치즈 틀에서 유래한 이름

반건조가 되었든, 푸르스름하든, 숙성이 되었든 아니든 간에, 작고 통통한 원통형 모양의 치즈를 본다면 그것은 아마 크로탱 드 샤비뇰일 것이다. 1976년에 AOC(AOP의 과거 명칭)으로 지정되었으며, 1996년부터 AOP의 보호를 받고 있는 이곳의 치즈는 크로탱 계의 ‘그랑 크뤼’로 알려져 있다! 이 치즈의 속살은 단단하고 흰색을 띠며, 외피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푸르스름해진다. 건조된 치즈의 냄새를 맡으면 호두와 헤이즐넛 향이 느껴지고, 숙성을 시키면 흙냄새(sous-bois)가 풍긴다.

‘크로탱’은 말똥을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이 치즈의 명칭은 여자들이 빨래를 하기 위해 찾던 ‘크로crot’(베리Berry 방언으로 물웅덩이라는 뜻)에서 기원했다. 주로 강 옆에 위치한 이 물웅덩이는 진흙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흙은 등유 랜턴뿐만 아니라 응고된 치즈에서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치즈 틀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었다.

풀리니 생 피에르 : 마을 종탑을 기리며

유산균 발효유를 이용하여 만드는 풀리니 생 피에르는 여기서 소개한 다른 치즈와는 달리 재가 뿌려져있지 않다. 이 치즈의 얇은 외피는 희고 푸르스름한 곰팡이에 의해 살짝 덮여 있을 뿐이다. 텍스쳐는 크리미하고 살살 녹으며, ‘이부아르ivoire’ 또는 ‘블루테bleuté’로 숙성 정도가 나뉘어 서로 다른 향미를 느낄 수 있다.

18세기 프랑스 전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풀리니 생 피에르는 현존하는 치즈 AOP 생산지 중에서도 가장 작은 면적에서 제조된다. 브렌느Brenne 지역자연공원 안에 위치한 곳이다.

이 치즈는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단순히 치즈와 같은 이름을 가진 마을의 성당 종탑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주의할 점은, 가로가 아닌 세로로 자른 치즈 조각을 음미해야 치즈가 가진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다.

생트 모르 드 투렌 : 밀짚과 치즈

이 치즈는 원기둥 형태를 띠며 길이는 16~18cm이다. 외피는 회색의 솜털로 뒤덮여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푸르스름하게 변한다. 숙성시킬수록 점점 건조해지고 쉽게 부스러지며 맛이 강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밀짚 막대기가 치즈의 양 끝을 통과한 것이 보인다면 그 치즈는 분명 생 모르 드 투렌이다. 좀 더 벌어진 쪽의 끝을 잘라내어 밀짚 막대기를 제거하면 치즈를 쉽게 자를 수 있다. 이 지푸라기는 본래 흐물흐물한 치즈의 형태를 지탱하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오늘날에는 품질을 인증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밀짚 막대기에는 치즈의 원산지와 제조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역명과 치즈 공장의 인증번호가 표기되어 있다!

셀 쉬르 셰르 : 작지만 강하다

부드럽고 흰 속살을 가진 조약돌 모양의 치즈를 본다면 그것은 셀 쉬르 셰르가 틀림없다. 약용으로 사용되는 나무(과거에는 포도덩굴)의 재가 흩뿌려져 약한 회색을 띤 외피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 치즈는 20일 동안 숙성을 하면 가장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고 한다.또한 숙성이 될수록 짠맛이 강해진다. 외피에서는 염소의 냄새가, 내피에서는 헤이즐넛 향기가 난다.

이 치즈는 베리Berry, 투렌Touraine과 솔로뉴Sologne가 만나는 지역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에서 자라나 염소들이 즐겨 먹는 400종의 식물들이 독특한 향기를 더한다고 한다! 한 조각의 치즈 안에서 그 지역의 생태계 전체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발렁세 : 끝이 잘린 피라미드

앵드르Indre 지방의 두 고장, 보아쇼 노르Boischaut Nord와 샹파뉴 베리숀Champagne Berrichonne에서 만들어지는 발렁세 치즈는 위쪽 끝을 잘라낸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 있다. 과거에 탈레이랑Talleyrand 왕자가 나폴레옹에게 이 치즈를 바치면서, 이집트에서의 패전을 상기시키지 않기 위해 원래 완벽한 피라미드 형태였던 이 치즈의 끝을 잘라냈다고 한다. 이것이 진정한 매너가 아니겠는가!

발렁세는 식전 핑거푸드로 먹는 페이여테feuilleté 또는 샐러드와 완벽한 궁합을 자랑하며, 같은 이름을 가진 와인 한잔과 곁들여 먹어도 환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