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서 만나는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 Lumières’

보 드 프로방스 Baux-de-Provence 마을의 저지대에 위치한 대규모 채석장이 위대한 아티스트들을 위한 환상적 멀티미디어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웅장한 분위기의 내벽, 그리고 기둥과 바닥에 투사되는 대가의 작품들이 음악에 맞춰 움직이며 클림트, 피카소, 반 고흐의 상상계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빛의 채석장으로 향하여 공연에 관한 비밀을 파헤쳐 보자.

아름다운 마을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보 드 프로방스는 석회산 모퉁이에 위치한 요새 마을이며, 아를Arles, 아비뇽Avignon, 살롱 드 프로방스Salon-de-Provence 사이에 떠있는 거대한 군함의 모습을 하고 있다. 굽이진 골목길을 돌고 돌아 아름다운 중세 성 광장에 도착하면, 골짜기와 카마르그Camargue가 한눈에 들어오는 숨 막히는 광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생트 빅투아르Sainte-Victoire 산의 봉우리까지도 볼 수 있다. 빛의 채석장이 있는 발 당페르Val d’Enfer 계곡도 풍덩 뛰어들고 싶게 하는 경치를 자랑한다.

발 당페르Val d’Enfert 계곡

암석으로 가득 찬 혼돈, 동굴이 뚫린 절벽과 함께 요동치는 풍경… 보 드 프로방스 기슭의 발 당페르 계곡은 괴이한 모습의 채석장으로 가득하다. 그곳에 사는 요정과 마녀의 이야기에 얽힌 전설과 시는 아직까지도 전해진다. 2012년부터는 컬처스페이스Culturespaces가 채석장 내부 10,000 m²에 이르는 새하얀 암벽을 배경으로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시청각 공연을 펼치고 있다.

역사의 현장

빛의 채석장이 있는 그랑 퐁Grands Fonds 채석장은 보 드 프로방스 마을과 성을 짓기 위해 필요한 흰색 석회석의 주요 공급처였다. 이 채석장은 1920년대까지 운영되다가 점차 방치되었고, 1935년이 되자 완전히 폐쇄되었다. 하지만 이 채석장의 운명에 빛을 밝혀 준 한 명의 시인이 있었다. 그곳의 캄캄한 동굴, 복도, 거대한 기둥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장 콕토Jean Cocteau는 영화 <오르페의 유언Le Testament d’Orphée>(1959)에서 그랑 퐁 채석장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첨단 기술

컬처스페이스는 빛의 채석장 공연을 위해 AMIEX(Art & Music Immersive Experience) 기술을 개발하였다. 전시를 열기 전, 작품 수천 점의 이미지가 디지털화된다. 이후 이 고화질 이미지들은 거대한 벽에 투사되며, 섬세한 시나리오에 따라 리듬에 맞춰 움직인다. AMIEX 기술은 백여 대의 프로젝터와 멀티-투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채석장의 바닥, 벽, 기둥, 천장 등 천연 스크린에 최대 16m의 높이에 완벽에 가까운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

뮤직!

연속 상영되는 30분가량의 공연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채워진다. 공연을 위해 특별 제작되어 이미지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배경 음악은 공연에 리듬감을 더하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또한, 륄리Lully부터 니나 시몬Nina Simone까지, 푸치니와 비발디에서부터 마일스 데이비스까지 시대와 장르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아티스트의 일생에서 중요했던 장소와 사건들을 연상시킨다. 첫 음이 울려 퍼지면 5천 개의 생동하는 이미지들이 단 1초 만에 우리를 그림 속으로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귀한 손님들

산 아래 60m 깊이의 땅속에 위치한 빛의 채석장 그랜드홀에서 2012년부터 전시가 기획되었다. 올해부터 2020년 1월 5일까지 이 공간을 차지하게 될 주인공은 자신만의 색채를 가진 화가 반 고흐다. 그전에는 고갱, 피카소, 클림트, 아르침볼도, 샤갈 등의 작품이 전시된 바 있다. 8, 9월 중 며칠 동안은 빛의 채석장 종합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때 과거에 열린 전시를 감상하면서 그때의 전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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