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파 화가를 따라 떠나는 노르망디 예술 기행 1편

프랑스 북서쪽에 위치한 노르망디는 인상파 예술가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은 지역이다. 도시 곳곳에 예술가들의 흔적이 묻어있는 노르망디에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다. 노르망디의 8개 도시로 예술 기행을 다녀온 KTX 매거진 기자가 소개하는 노르망디의 모습을 살펴보자.

1. 세상의 끝 같은 곳, 에트르타 Étretat

"좋아서, 아름다워서, 좀 전에 본 풍경이 다시 보니 이곳의 전부가 아니라서, 같은 장소를 안달내며 반복해 그린 화가들을 이제는 이해하겠다."

에트르타는 과거와 현대의 수많은 예술가를 애타게 한 도시다. 바다는 말할 것도 없고, 바닷가 절벽의 색과 모양이 참으로 기이하다. 작가 모파상이 '코끼리 바위'라 부른 흰색 절벽은 모양이 딱 바다에 코를 박고 선 코끼리다. 긴 세월이 만들어 낸 우연의 결과가 저 모습이라니, 글이든 그림이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간직하고 싶다는 욕심이 절로 난다. 색 대비는 더욱 오묘하다. 푸른 바다, 흰 절벽, 그 위를 초록으로 덮은 식물, 여기에 노르망디의 변덕 잦은 날씨가 더해진다. 비바람이 몰아치다 시치미 떼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 구름을 피워 올리고, 잠시 뒤 또다시 소나기가 내리더니 금세 하늘이 개고 커다란 무지개가 반원을 그려 사람을 홀리고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 역동적인 아름다움으로 사람 혼을 쏙 빼놓는 게 노르망디고 에트르타다.

2. 모네가 내준 숙제, 루앙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Rouen

오래된 것 앞에서 감동받는 이유는 사람이 유한하고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루앙 대성당을 마주친 순간, 말 그대로 압도되었다. 그전부터 성당이 있었으나 현재의 성당을 짓기 시작한 시기는 12세기다. 거의 1000년의 세월, 에트르타의 바위가 자연의 작품이었듯 루앙 대성당은 신을 향한 간절함이 빚은 인간의 작품이다.

모네가 성당 파사드를 30여 점 연작으로 그려 이곳은 더욱 유명해졌다. 성당 벽면의 돌은 그가 평생 탐구한 '빛'이라는 주제를 보여 주기 적합한 소재였다. 화창한 날, 흐린 날에 돌은 색깔이 판이했다 ⋯ 화가는 맞은편 건물 작업실에 이젤을 여러 개 세워놓고 시시각각 변하는 파사드를 그렸다. 아니, 빛을 그렸다. 화가의 안내 덕분에 여행자는 성당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 단 몇 분이라도 앞에 머물며 빛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성당을 볼 것. 마음만 느긋이 먹으면 화가가 내준 이 숙제를 모범생으로 완수할 수 있다.

모네가 성당 파사드를 30여 점 연작으로 그려 이곳은 더욱 유명해졌다. 성당 벽면의 돌은 그가 평생 탐구한 '빛'이라는 주제를 보여 주기 적합한 소재였다. 화창한 날, 흐린 날에 돌은 색깔이 판이했다 ⋯ 화가는 맞은편 건물 작업실에 이젤을 여러 개 세워놓고 시시각각 변하는 파사드를 그렸다. 아니, 빛을 그렸다. 화가의 안내 덕분에 여행자는 성당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 단 몇 분이라도 앞에 머물며 빛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성당을 볼 것. 마음만 느긋이 먹으면 화가가 내준 이 숙제를 모범생으로 완수할 수 있다.

3. 모네의 또 하나의 걸작,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 Giverny

"작은 시골이었다.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날로 세련돼 가고 복잡해지는 도시의 변화가 들이닥치기 전의 시골 마을 풍경에 화가는 사로잡혔다"

웬만한 주민은 농부였던 작은 시골 지베르니에 43살 화가 모네가 자리를 잡았다 ⋯ 모네는 너른 대지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몇 송이, 몇 그루에 애정을 갖고 물을 주며 기뻐하는 취미 수준이 아니라 꽃과 나무 자체가 목적이었다. 땅의 용도는 사람이 이용할 건물을 짓거나 곡물과 채소를 가꾸는 것으로만 여긴 이들에게 모네의 행동은 특이한, 나아가 이상한 것이었다. 혁명이라 이름 붙여도 좋을 그의 초기작 《해돋이, 인상》을 세상이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듯이.

웬만한 주민은 농부였던 작은 시골 지베르니에 43살 화가 모네가 자리를 잡았다 ⋯ 모네는 너른 대지에 꽃과 나무를 심었다. 몇 송이, 몇 그루에 애정을 갖고 물을 주며 기뻐하는 취미 수준이 아니라 꽃과 나무 자체가 목적이었다. 땅의 용도는 사람이 이용할 건물을 짓거나 곡물과 채소를 가꾸는 것으로만 여긴 이들에게 모네의 행동은 특이한, 나아가 이상한 것이었다. 혁명이라 이름 붙여도 좋을 그의 초기작 《해돋이, 인상》을 세상이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듯이.

4. 프랑스의 유일무이한 도시, 르 아브르 Le Havre

"재건을 완료한 뒤에도 공공 건축물에는 특히 신경 써서 이 도시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세계적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 장 누벨 등이 도서관, 수영장을 지었을 정도다. 완전히 다른 프랑스, 동시에 과연 프랑스, 이런 프랑스 도시는 어디에도 없다. 오직 르 아브르뿐이다. "

전혀 기대하지 않은, 프랑스의 또 다른 모습이다. 시청사 18층 전망대에서 르 아브르 시내를 내려다보자 광장은 좌우대칭을 이루고 길은 직선이며 건물은 별다른 장식 없이 비슷한 높이에 딱 떨어지는 각도를 하고 있다. 모던한 계획도시. 파란 하늘 아래 르 아브르는 산뜻한 색감으로 반짝인다. 세계대전 때 도시의 80퍼센트가 파괴되어 재건축 프로젝트로 다시 태어난 르 아브르. 철근 콘크리트를 건축에 도입한 혁신의 건축가 오귀스트 페레가 총책임을 맡고, 100명의 건축가가 서로 블록을 지정해 '공장식으로' 건물을 올렸다. 그럼에도 도시는 무미건조하기는커녕 조화롭고도 개성과 생기가 넘친다.

총지휘자 페레의 역작은 생 조셉 교회이다. 콘크리트로 지은 107미터 높이의 성당이 햇빛을 받아 파스텔 톤 분홍색으로 빛난다. 내부는 다시금 숨을 멎게 한다. 수작업으로 제작한 1만 2000개의 빨강, 파랑, 주황, 초록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빛이 들어오고, 탑은 까마득한 저 위까지 팔각형을 반복하며 이어진다. 이 단순명료함, 직선이 간절할 수 있음을 여기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