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으로 만나는 프랑스 크리스마스 마켓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뱅쇼와 시나몬의 매력적인 향기에 취하거나, 아기자기한 오두막집 사이를 거닐며 커다란 전나무를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마우스 클릭을 몇 번만 하면 각 지역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손재주 좋은 공예가와 디자이너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크리스마스 선물 보따리를 온라인 공간에 진열했다. 먹을거리, 친환경 제품, 로컬 제품 등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들이 한가득이다.

전통을 고수하는 알자스 크리스마스 마켓

알자스는 프랑스 내에서도 크리스마스에 관한 전통을 가장 중요시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오랜 전통에 따라 11월 25일이나 대림절 첫째 주일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문을 연다. 1570년에 처음 시작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마켓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안타깝게도 스트라스부르나 알자스의 아름다운 마을의 로컬 마켓이 열리지 않아 향신료 빵 브레델(bredele), 크리스마스 슈톨렌(Christstollen) 등 여러 특산물을 직접 맛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낙심은 금물. 매년 마켓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올해에는 랜선을 통해 우리를 찾아온다. 온라인으로 스트라스부르, 오베르네(Obernai), 부크윌레(Bouxwiller), 묑스테르(Munster)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케제르베르(Kaysersberg) 크리스마스 마켓은 노엘 오탕클릭(Noël Authen'clic)으로 새롭게 태어나 18개의 업체가 700개 이상의 상품을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마우스로 클릭만 하면 아스날(Arsenal) 마당, 케제르베르의 광장, 교회, 시청을 거닐며 크리스마스 쇼핑을 즐기는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케제르베르 랜선 크리스마스 마켓 (외부 링크)
뮌스터 랜선 크리스마스 마켓 (외부 링크)
알자스 지역 상품 온라인 숍 (외부 링크)
스트라스부르 랜선 크리스마스 마켓 (외부 링크)

상생을 위한 낭트 크리스마스 마켓

모두의 기대를 넘어서는 깜짝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면서, 지역 일자리, 로컬 제품, 재활용 제품 등 공동체를 생각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다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이것이 바로 낭트에서 사회적 연대와 혁신을 꿈꾸는 단체 ‘에코솔리(Ecossolies)’가 로트르 마르쉐(L’Autre Marché) 크리스마스 마켓을 기획하면서 떠올린 아이디어다. 올해에는 비록 랜선을 통해서만 지역의 장인, 디자이너, 소상공인들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지만, 사회적 연대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그들의 본래 취지는 흐려지지 않았다. 화장품, 장식품, 향신료, 레저 문화, 제로 웨이스트, 패션, 요리까지... 소비를 통해 공동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또한, 지역 자전거배달조합 쿠르시에 낭테(Coursiers Nantais)가 제공하는 자전거 배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

에코솔리-로트르 마르쉐 (외부 링크)

리옹 캔 두 잇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가 한걸음 앞으로 성큼 다가왔는데, 아직도 맘에 꼭 드는 특별한 선물을 찾지 못했다면? 따뜻한 담요를 살포시 두르고 모니터 앞에 앉아 ‘리옹 캔 두잇’ 크리스마스 마켓에 접속해보자. 올 인 스윗(All In Sweet), 디멜로(Dimmel), 파뷜라박스(Fabulabox), 라 메종 뤼세트(La Maison Lucette), 마젤(Magel), 테레사 루 아틀리에(Teresa Lou Atelier)까지... 오베르뉴 론 알프(Auvergne-Rhône-Alpes) 지역의 디자이너들이 여러분에게 다채로운 선물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공식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WhatsApp 카탈로그,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엄선된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가죽제품, 문구, 일러스트, 액세서리, 장식품, 의류, 주얼리, 음식까지... 지역 소상공인들이 한땀 한땀 열정을 담아 만든 물건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더 많은 상품이 보고싶다면? 메리 클릭마스(Merry ClickMas)를 추천한다. 이곳에선 전국의 프랑스 디자이너들이 만든 신박하고 아기자기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리옹 캔 두잇 크리스마스 마켓 (외부 링크)
메리 클릭마스 (외부 링크)

환경을 생각하는 루베 크리스마스 마켓

수공예, 로컬, 재활용, 친환경,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만을 취급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소개한다. 2016년부터 오 드 프랑스 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지속 가능한/ 쓰레기 없는 루베(Roubaix)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매해 루베 예술산업 박물관 앞뜰에 설치된 오두막에서 50명이 넘는 참가자가 함께 지구의 운명을 걱정하며 마켓을 준비하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공정무역 코코넛 오일과 보쥬(Vosges)의 친환경 솜을 틀어 만든 가방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릴(Lille) 지역의 디자이너들이 만든 코코 피스타치오(Coco Pistache)는 비랩(beewrap) 컬렉션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테이블 매트를 제안한다. 므슈 뤼세트(Monsieur Lucette) 온라인 매장에서는 오 드 프랑스 지역에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양말을 ‘한 짝’씩 만나볼 수 있다. 살짝 부족한 것이 오히려 더 매력 있는 법이니까.

루베 친환경 크리스마스 마켓 (외부 링크)

더 자세한 정보는 :

조금 더 다양한 ‘메이드 인 프랑스’ 제품을 구경하고 싶다면, 프랑스기업방문협회 ‘앙트르프리즈 에 데쿠베르트(Entreprise et Découverte)’ (외부 링크) 장인들의 온라인 마켓을 둘러보자. 현재 오프라인 투어는 잠시 중단되었지만, 온라인에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작업실을 직접 방문해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프랑스의 전통 노하우를 이어가고 있는 그들을 멀리서나마 지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