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유럽 문화 유산의 날에 주목해야 할 장소

2019년 9월 21~22일은 유럽 문화유산의 날이다. 올해에도 여러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각종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프랑스 관광청이 엄선한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영화 촬영 전용 역사, 파리 포르트 데 릴라 시네마 역

레디, 컷! 파리 19구에 위치한 지하철역 포르트 데 릴라(Porte des Lilas)의 회색 문 뒤에는 영화 촬영 용도로만 사용되는 역이 하나 숨어있다. ‘포르트 데 릴라-시네마’(Porte des Lilas-Cinéma)라 불리는 이 역에서는 1년에 최대 5편의 영화 촬영이 진행된다. 평소에는 대중에 공개되지 않는 이곳은 유럽 문화유산의 날에는 특별히 개방된다.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에 담긴 각종 숨겨진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낭트의 라 마쉰 극단 아틀리에

낭트의 명물 마쉰 드 릴(Machines de l’Île)을 만들고, 최근에는 툴루즈에도 알 드 라 마신(Halle de la Machine)을 세운 아티스트들의 아틀리에가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특별히 공개된다. 1999년 설립된 극단 라 마신(Compagnie de théâtre la Machine)에서는 여러 아티스트와 테크니션, 무대 장치가들이 함께 활동한다. 이들은 독특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오브제를 만든다. 낭트의 자이언트 코끼리가 이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라 마신 극단의 아틀리에를 반드시 구경해 보자!

라 마쉰 극단 (외부 링크)

마르세유 프리쉬 라 벨 드 메

프로방스 지방의 마르세유에 있는 프리쉬 라 벨 드 메(Friche la Belle de Mai)는 신기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오래된 공장이었던 이곳은 오늘날 창작과 혁신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매년 약 400명의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들이 이곳에서 매일 작품 활동을 한다. 5개의 공연장과 콘서트장, 전시 공간, 공유 정원, 북카페, 레스토랑도 갖춰져 있다. 마르세유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8천 제곱미터 넓이의 루프탑 테라스도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루프탑에서 야외 콘서트와 영화 상영회도 열린다.

프리쉬 라 벨 드 메 (외부 링크)

파리 오페라 코믹 극장

루이 14세가 통치하던 1714년에 설립된 파리 오페라 코믹(Opéra-Comique)은 프랑스에서 가장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시설 중 하나다. 이곳에는 1783년 세워진 파바르관(Salle FAvart)이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파바르관 낙성식에 참여한 곳이기도 하다. 파바르관은 18세기 유명 극작가였던 샤를 시몽 파바르(Charles Simon Favart)의 이름이 붙은 곳으로 연극과 가곡을 넘나드는 레퍼토리를 갖췄다. 오페라 작품만을 선보이는 오페라(Opéra)와는 다른 점이다. 두 번의 큰 화재를 겪은 파바르관은 수차례 재건 공사를 거쳤으며, 오늘날의 파바르관은 1898년 마지막으로 재건된 제3차 파바르관이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오페라 코믹의 무대 뒤 시설이 대중에 개방된다. 관객들은 가이드와 함께 자유롭게 오페라 코믹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다. 무대 뒤 대기실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는 10개의 여인상 기둥, 장 조셉 벤자맹 콩스탕(Jean-Joseph Benjamin-Constant)의 작품인 천장화 <음악 예찬>(원제: Glorification de la musique) 등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육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아엘디외 로비(vestibule Boieldieu)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카르멘’의 흉상도 잊지 말자.

오페라 코믹 극장으로의 초대

리옹 인근 비엔 고대 극장

리옹 인근 도시 비엔(Vienne)에는 갈로 로만 시대인 2천년 전 지어진 비엔 고대 극장(Théâtre antique de Vienne)이 있다. 20세기 초에 비로소 이 극장의 외관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1만 3천 개의 객석을 보유한 이곳은 로마 제국의 도시에 지어진 최대 규모 극장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엔 고대 극장은 과거 이곳이 맡았던 임무를 여전히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가곡, 무용, 재즈 공연이 이곳에서 열린다. 매년 7월에는 비엔 재즈 페스티벌(Festival Jazz à Vienne)이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 비엔 고대 극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들은 전문 가이드와 함께 희곡 발췌문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극장 내 자유 관광도 물론 가능하다.

비엔 고대 극장 (외부 링크)

오페라 드 릴

20세기 초 지어진 오페라 드 릴(Opéra de Lille)은 오 드 프랑스(Hauts-de-France)의 도시 릴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신고전주의 양식에 따라 지어진 이 이탈리아식 건물은 아름다운 편자 모양을 띠고 있다. 9월 22일 일요일, 오페라 드 릴은 양질의 오디오 시스템을 구비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날 이곳을 찾는 관객들은 몰입형 오디오 관람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2019년 시즌에 선보일 헨리 퍼셀(Henry Purcell)의 오페라 The Indian Queen 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될 예정이다.

오페라 드 릴 (외부 링크)

파리 롱샴 경마장

파리 경마 스포츠의 중심지인 파리롱샴 경마장(Hippodrome ParisLongchamp)은 솔리데이(Solidays), 롤라팔루자(Lollapalooza)와 같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최근 2년간 공사로 인해 문을 닫았던 이곳은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의 손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준비된 가이드 관람에 참여해 순종 경주마처럼 날렵한 모습을 띤 새로운 건축물의 모습을 가까이서 들여다보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도 준비될 예정이다.

파리 롱샴 경마장 (외부 링크)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 무대 설치 아틀리에

알자스 지방 일키르크(Illkirch)시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Théâtre national de Strasbourg)도 무대 뒤편에 위치한 무대 설치 아틀리에를 전면 개방한다. 이곳에서는 소목 세공인, 가구 세공인, 철물공, 주물 세공인 등 9명의 장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출가와 무대 설계가의 구상이 담긴 축소 모형물을 실물로 구현해내는 이들의 놀라운 능력을 가까이서 생생히 볼 수 있는 기회다.

랭스의 르 마네주

샹파뉴(Champagne) 지방의 랭스(Reims)에 있는 르 마네주(Le Manège)는 프랑스에 남아 있는 5개 서커스 공연장 중 하나다. 르 마네주는 옛 마구간에 자리 잡은 극장 하나와 원형 서커스장 하나, 총 2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르 마네주 서커스장에서는 설립 이래로 다양한 문화ㆍ스포츠 공연이 열렸다. 음악가 요한 스트라우스 2세(Johann Strauss II), 연극배우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 복싱 챔피언 마르셀 틸(Marcel Thil) 등 예술계와 스포츠계를 주름잡은 유명인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오늘날 르 마네주는 서커스와 무용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가이드 관람 프로그램이 준비될 예정이다.

르 마네주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