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농장에서 보내는 언택트 휴가

새벽을 밝히는 수탉의 울음소리, 맨발로 밟아보는 잔디, 건초의 향기, 탐스럽게 익어가는 분홍빛 복숭아... 농장에서 보내는 휴가는 우리의 오감을 자극한다. ‘지트 드 프랑스(Gîtes de France)’ ‘웰컴 투 농장(Bienvenue à la Ferme)’, ‘농촌 민박(Accueil Paysan)’ 네트워크에 등록된 숙박시설을 통해 땅의 기운을 받고 농촌의 삶을 경험해보자.

뤼베롱Luberon의 올리브 농장

프로방스 AOP 인증을 받은 아글랑도aglandau 올리브 나무의 은색 나뭇잎이 바람에 몸을 떤다. 칼리Callis 농장에는 어린 나무들이 많다. 올리브 오일 테이스팅 전문가인 이곳의 주인이 3년 전부터 이곳에서 오일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드넓은 테라스, 둥근 천장 아래 놓인 거실, 마구간, 그리고 2층에 위치한 다섯개의 조용한 방이 과거에 역관으로 쓰이던 이 건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 분수는 물을 콸콸 뿜어내고, 따스한 햇빛은 수영장의 물을 덥힌다. 이곳에서는 주인이 직접 짠 올리브 오일을 맛볼 수 있고, 텃밭에서 정원을 가꾸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직접 수확한 토마토와 바질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올리브 오일을 뿌리면 군침도는 샐러드가 완성된다.

칼리 농장 Ferme des Callis (외부 링크)

아르데슈Ardèche 농장

아르데슈Ardèche와 론Rhône 골짜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에스크리네Escrinet 협곡 아래, 크리스틴 브레이스 Christine Breysse가 기르는 닭, 토끼, 염소가 뛰어논다. 토끼장과 양계장이 있는 이곳 클로 롱Clos Long 농장에서 대략 200미터 떨어진 곳에는 브레이스 부부가 운영하는 펜션이 자리 잡고 있다. 작은 시골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 숙소는 현무암 벽과 테라코타 타일 바닥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방 4개에 1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집 앞으로 난 ‘염소 산책로Sentier de chèvre écorchée’를 따라 가면 코아롱Coiron 산맥의 고지대나 아름다운 우베즈Ouvèze 강의 끝 지점을 만나볼 수 있다. 크리스틴을 비롯하여 24명의 지역 농민들이 함께 만든 협동조합 ‘프리바 농부 슈퍼Echoppe’ paysanne de Privas에서 피크닉에 안성맞춤인 치즈와 햄을 구해 자연 속 피크닉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클로 롱 농장 Ferme du Clos Long (외부 링크)

오 둡Haut-Doubs의 아늑한 둥지

갓 30대에 접어든 폴린과 레미는 인적이 드문 쥐라Jura 지역의 전나무 숲의 한가운데에서 그들만의 작은 우주와 꿈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살랑 레 방Salins-les-Bains과 리종의 샘Source du Lison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콩브 드 루스Combe de l’Ours 양 농장에서 80마리의 암양을 돌본다. 우거진 숲 속, 볕이 잘 드는 패밀리 룸에 앉아 있으면 멀리서 양의 울음소리와 종소리가 들려온다. 아침 식사 테이블에는 요거트, 페셀faiselles(생우유 치즈), 홈메이드 크로탱(crottins) 치즈를 만날 수 있다. 하루에 두 번 젖을 짜는데, 어린이들에게는 갓 짜내어 아직도 따끈따끈한 염소 젖을 맛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고 한다.

콩브 드 루스 Combe de l’Ours (외부 링크)

노르망디Normandie 딸기 체험

우리의 내면에 숨어있는 수렵의 본능을 일깨울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딸기 농장을 방문해보자. 안느와 올리비에 프랑수아-쇼방 부부는 ‘지트 드 프랑스’에 등록된 그랑 파크Grand Parc 농장의 게스트 하우스와 펜션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딸기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 도착해서 ‘딸기 따러 왔어요!’라고 주문을 외치면 농장의 문이 활짝 열린다. 친환경 농장에 관심이 많은 이들 부부는 컹Caen과 바이외Bayeux 사이로 펼쳐진 175 헥타르의 농지에서 옥수수, 보리, 유채, 완두를 키우며 살아간다. 베상Bessin 지역의 전형적인 석조 전원주택은 때때로 승마선수들의 숙소가 되기도 한다. 과수원 뒤쪽으로 ‘기욤 왕의 기마행렬La chevauchée de Guillaume’이라 불리는 승마 코스가 지나가기 때문이다. 숙소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승마 코스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강아지 산책을 시킬 수 있다. 그곳에서 7km가량 이동하면 베르 쉬르 메르Ver-sur-Mer 해변이 두 눈 앞에 펼쳐진다.

그랑 파크 농장 Ferme du Grand Parc (외부 링크)

낭트 Nantes의 연못 한가운데

초원과 연못 사이, 에르드르 Erdre 강으로 둘러싸인 650헥타르의 마제롤Mazerolles 습지가 있다. 그곳에 가까워질수록 짙은 야생 민트의 향기가 우리의 코끝을 자극한다. 에마뉘엘 리알랑에 따르면 ‘목축은 습지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가 매일같이 드나드는 외양간에서는 200마리의 와규 소(일본의 귀하고 온화한 소 품종)들이 애정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두 채의 꼬따kota에서 머물며 개구리, 백로, 검은 소들의 우주에 빠져보자.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는 주인이 직접 배를 타고 들어와서 배달해준다. 낭트에서 북쪽으로 15km에 위치한 색다른 세계로 모험을 떠나보자.

도맨 드 마제롤 Domaine de Mazerolles (외부 링크)

코르시카Corse 섬의 클레멘타인 오렌지 천국

5월이 되고 클레멘타인 나무에 꽃이 만발하면, 오렌지의 상쾌한 향기가 우리의 정신을 취하게 한다. 파트릭 베르그만의 오렌지 농장은 1년 내내 푸른 낙원을 닮아 있다. 달콤한 오렌지와 밀감을 교배하여 만든 이곳의 클레멘타인 나무들은 1925년에 처음으로 코르시카 동부 초원에 심어졌다. 이 과수원은 산을 등지고 있으며, 2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나뭇잎이 반짝이고 푸른 바다가 빛난다. 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두 개의 캠핑카는 조용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수많은 새들도 이곳의 아름답고 건강한 땅을 진작 알아보고 이곳에 둥지를 텄다. 다만, 그만큼 모기도 많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파트릭 베르그만 오렌지 농장 (외부 링크)

생 자네Saint Jeannet의 자연친화적 농장

바우Baous의 산자락 아래, 석회 절벽이 니스의 내륙지방 뒤편으로 드높이 솟아 있다. 이자벨라 살루스티는 2002년부터 식물과 다른 생명체 사이에서 시너지를 이끌어내며 땅과 자연을 존중하는 방식의 친환경 농업, ‘퍼머컬쳐(Permaculture)’를 실천하고 있다. 이곳의 테라스에서는 소관목, 채소, 꽃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우러져 살아간다. 이곳에 처음 왔다면 조금 정신이 없을 수 있으나, 실제로 이곳은 섬세하게 만들어진 완벽한 생태계다. 연못 옆에 위치한 사각형의 텃밭에서는 천연 향신료가 자라나고, 벌들이 윙윙대며 바쁘게 움직인다. 세 개의 텐트에 짐가방을 푼 손님들은 라운지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요가에 도전해보고, 애호박의 껍질을 벗겨내 바베큐 그릴에 구워낸다. 도보로 10분만 이동하면 아름다운 생 자네 마을도 만나볼 수 있다.

카사 살루스티Casa Sallusti (외부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