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도시에서 보낸 45일, <아 무샹 À Mouchamps> 미리보기 3회

아무샹
인생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여기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프랑스인들의 일상을 몸소 경험하며 깨달은 삶의 가치들을 글과 소리로 소중히 담아낸 예쁜 커플을 소개한다.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로 활동하는 김모아 작가와 허남훈 감독은 프랑스 소도시 무샹 Mouchamps 에서 뜻밖의 45일의 시간을 보냈다. 여행 제한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커플이 들려주는 소리를 따라 프랑스 전원생활의 향취를 느껴보자.

아무샹

어쩌면 일생의 단 한 번의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원하는 바를 이룰 기회, 꿈이 현실이 되는 기회. 함께 지낸 프랑스 가족들과 해, 다시 없을 무샹의 봄의 장면들이 제한된 머무름 속에 아쉬움이나 우울감 한번 찾아들 새 없이 나와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다. 모든 것이 고마운 날들. 우리 생에 그 45일은 잊지 못할 단 한 번의 봄, 끝내 봄의 연둣빛 새잎과도 같은 푸르른 희망이 되었고 되어줄 것이다. 나와 그는 멈추지 않고 '무엇'으로, '다음'으로 향하는 중이다.

처음

운전을 해 인근 마을에 있는 큰 마트로 향했다. 가뜩이나 한산한 시골길은 한층 더 한산했다. 몇 번 프랑스에 왔었고, 유럽을 여행했지만 운전을 한 적이 없었다. 처음이었다. 운전석에 앉은 그의 옆모습 뒤로 봄의 색을 되찾은 논과 밭이 지나갔다.
"여보, 우리 유럽에서 운전 처음 해보는 거예요!"

'처음은 왜 그렇게 좋을까?'

마트 주차장은 한산했다. 장바구니를 챙기고 카트를 끌고 마트에 들어섰다. 드문드문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미리 메모한 내일의 점심 메뉴 코리안 비비큐에 필요한 식재료를 들고, 2시간 정도 마트를 구경하고 오가며 필요한 것들을 찾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오늘 처음 보는 노을이야!"

토요일의 서프라이즈

토요일 아침, 밤새 집에 머문 공기를 떠나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반갑게 맞으려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문가에 뭔가 놓여 있었다. 누가 두고 간 빵 봉지.

뺑 오 쇼콜라 Pain au chocolat와 크루아상 Croissant이 들어 있었다. 봉지에 코를 박았다. 고소한 냄새. 빵은 아직 따뜻했다.

테라스에 앉았다. 누구 덕분에, 빵 한 조각에 주스 한 잔으로 충분히 행복한 아침.

'누구'는 바로 알랑이었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손에 든 빵 봉지를 문 앞에 두고 돌아서는 알랑의 뒷모습이 그려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제 막 문을 연 블랑제리에 올라 갓 구운 빵을 고르면서 맛있게 먹을 우리 모습을 그렸을 것이다. 나와 그의 입가에 묻을 빵 부스러기를.

여전히 아름다운지

"너희 눈에도 여전히 무샹이 아름다워?"
"그럼, 당연하지! 가족처럼 지내는 마을 사람들, 고즈넉한 자연, 아기자기한 골목길, 세월이 드러나는 오래된 건물들. 매일 보아도 정말 아름다워. 너희 둘이 산책하는 초원 길 중간에서 뒤돌잖아? 그곳에서 보는 무샹은 말을 잃게 만들어. 보기 드문 풍경이 분명한 게, 매년 10월마다 무샹에서 사생대회가 열리거든? 근데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그곳에서 보이는 무샹을 그려."

무샹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의 대답 그리고 이어진 자랑.
무샹은 그들의 말처럼 아름답다. 아니 그보다 아름답다.

나를 둘러싼 익숙한 것과 사람들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익숙해도 여전히.
익숙해도 언제까지고 아름다울 수 있다.

A demain

잠옷과 세면도구까지 모두 챙겨 트렁크에 넣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파리로 출발하기 전에 무샹의 마지막 아침을 걸었다. 천 가방에 카메라와 통행 허가 서류를 챙겨 넣고, 언덕을 올라 이 골목 저 골목을 걸으며 제한된 머무름 속에서 보낸 45일을 찬찬히 뒤돌아 보았다. 부쉐리, 불랑제리, 크레페리 집과 하나뿐인 프렌치 레스토랑, 주말마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여 맥주를 마시던 작은 펍, 금요일이면 트럭에 실려오는 구운 치킨과 신선한 야채, 과일. 무샹 전경이 보이는 산책길. 집에 돌아와 그가 매일 피우다시피 한 거실의 벽난로와 책을 읽던 테라스, 글을 쓰던 테이블을 눈으로 가슴으로 가득 담앗다. 강을 바라보며 크게 공기를 들이마셨다.

'무샹 Mouchamps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

여행과 삶의 경계를 허물며 그 순간에서 얻은 영감을 책, 영상, 음악으로 기록하는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서로의 창작욕에 불을 지피며 무형의 언어를 문화적 결과물로 쏟아낸다.

프랑스 관광청은 '커플의 소리'가 프랑스의 시골마을 무샹에서 보낸 45일을 기록해 엮은 책, <아 무샹 À Mouchamps>을 연재한다. 책은 온라인 (외부 링크) 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아무샹

무샹 Moucham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