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도시에서 보낸 45일, <아 무샹 À Mouchamps> 미리보기 2회

아무샹
인생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여기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프랑스인들의 일상을 몸소 경험하며 깨달은 삶의 가치들을 글과 소리로 소중히 담아낸 예쁜 커플을 소개한다.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로 활동하는 김모아 작가와 허남훈 감독은 프랑스 소도시 무샹 Mouchamps 에서 뜻밖의 45일의 시간을 보냈다. 여행 제한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커플이 들려주는 소리를 따라 프랑스 전원생활의 향취를 느껴보자.

죽기 전이 아닌 지금 당장 해야 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 프랑스에서 그들처럼 살기 원했던 '바람'을 넘어, 생긴 소중한 인연. 그립고 그리운 프랑스 가족과 집이 생겼다. 여행과 일상이 분간되지 않는 바라던 바를 이뤘다. 무샹에서의 생활과 그들로부터 얻고 느낀 것들을 할 수 있는 유형의 것들로 남긴다.

On boit un coup ?

하루의 첫 인사말은 봉주르 Bonjour(좋은 아침) & 비앙 도흐미 Bien dormi?(잘잤어?), 곧바로 질문이 이어진다. "옹 부아 앙 꾸? On boit un coup?(한잔 할래?)"

무샹에서 가장 중요한 일과는 점심 식사다. 우리와 프랑스 가족들은 저마다의 아침 시간을 보내다가 낮 12시 언저리쯤 키친에 하나 둘 모인다. 그날의 요리하는 이의 잔을 제일 먼저 채우고, 각자 원하는 와인이나 마실 것으로 잔을 채운다. 키친의 여기저기에 서서 요리하는 이의 잔일을 돕거나 테이블을 세팅하며 대화를 나눈다.

'옹 부아 앙 꾸? On boit un coup?'

식전에 입맛을 돋울 본래의 의도보다 요리하는 이를 혼자 두지 않으려는 어여쁜 말. 배려가 빼꼼,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을 살아야 해

14살 소녀 아바와 벽난로 앞에 앉아 콜라와 요거트를 마시며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한국 고등학생의 하루를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보여주며 '네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어. 너의 인생은 네 것이니까 너의 선택이야.' 라는 말로 일관하는 그녀 학교의 자유로운 교육 방식보다 엄격하고 강압적인 한국의 교육 방식이 더 마음에 든다고 했다.

반 아이들 중 일부는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핸드폰을 하거나 떠든다고 했다. 선생님들이 그런 아들을 보고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고 겪어보지 못한 것에 환상과 기대가 있다. 이야기는 철학과 인생으로 흘러갔다. 자유의 의미와 지금을 살아야 하는 이유. 영어로 띄엄띄엄 말을 잇던 아바는 대화를 멈추고 핸드폰 번역기에 몇 문장을 쓰더니 우리에게 보여줬다.


Dans la vie il y a toujours pire,
인생에는 항상, 보다 나쁜 것이 있어
Contente toi de ce que tu as
그러니 그저 네가 갖고 있는 것을 가져
Car on ne sait pas de quoi demain est fait.
왜냐면 내일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지 못하니까.

일요일 저녁

세실의 아들을 재우고 그와 나, 기욤과 세실 이렇게 넷이서 세실이 직접 만든 키슈로렌 Quiche Rorraine을 저녁으로 먹었다. 많은 주제를 오가며 대화를 나눴다. 내일 해야 할 일과 이케아에서 고른 가구, 친한 친구를 부르는 불어와 한국 단어, 키슈로렌 레시피와 재료들_계란, 밀가루, 라르동 Lardon(두툼한 프랑스 베이컨), 소금과 조금의 설탕.

소금과 조금의 설탕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옆의 그에게.

le premier Avril

여름에 다다른 듯한 오후의 햇살 아래, 한 손에 로제 와인을 들고 잔디밭에 주저앉았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잡초를 뽑았다. 자기 전 손목시계를 풀었는데 그 자리만 빼고 손부터 팔까지 새까맸다. 안경을 벗은 그의 얼굴에는 안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안경자리만 빼고 새카맣게 탔다.

오늘 이곳의 볕을 얼굴과 손등은 기억할 것이다. 물론 점점 옅어지겠지... 멀어지겠지... 그래야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 잊고 잃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움. 전부를 다 끌어안고 기억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길이길이 간직될 순간을 고를 줄 아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프랑스 소도시에서 보낸 45일, <아 무샹 À Mouchamps> 미리보기. 3회에서 계속됩니다.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

여행과 삶의 경계를 허물며 그 순간에서 얻은 영감을 책, 영상, 음악으로 기록하는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서로의 창작욕에 불을 지피며 무형의 언어를 문화적 결과물로 쏟아낸다.

프랑스 관광청은 '커플의 소리'가 프랑스의 시골마을 무샹에서 보낸 45일을 기록해 엮은 책, <아 무샹 À Mouchamps>을 연재한다. 책은 온라인 (외부 링크) 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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