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있는 프랑스 와이너리

와이너리 루트를 따라가다 보면 웅장한 성들과 넓은 도메인이 저마다의 매력을 어필하며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그중 몇몇은 미각적 즐거움을 넘어 시각적 쾌락까지 선사한다는데... 온갖 형태의 예술로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성을 소개한다.

샤토 라 코스트, 현대미술

액상 프로방스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는 현대미술과 와이너리의 조합이라는 어려운 도전에 성공했다.

이곳의 언덕과 포도밭 구획은 바이오 다이나믹, 즉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방식으로 적절하게 구성되었다. 그 주위로 신선한 자극을 주는 예술 작품이 자연과 대화를 나눈다.

주변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작품으로 광활한 포도밭의 매력을 극대화한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미국 작가 톰 섀논(Tom Shannon)의 거울 비행접시가 그 대표적인 예다. 거울이 포도밭 구석구석을 비추는 덕분에 방문객들은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샤토 라 코스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거미 작품 또한 인상적이다. 주차공간을 정교하게 숨기고 있는 초대형 거미가 와이너리 방문객들을 환영한다.

이곳의 성주는 아일랜드 출신의 파트릭 맥킬렌(Patrick McKillen)으로 매년 새로운 건축가나 디자이너를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는 이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창의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이곳의 건축물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본 건물과 와인창고는 각각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와 장 누벨의 작품이다.

"예술과 건축"을 주제로 진행되는 투어 프로그램은 매일 1시 반에 시작하며 연중 내내 운영된다(성인 1명당 15유로).

샤토 생트 로즐린, 조각

생 트로페 해변, 칸의 크루아제트 대로, 베르동 협곡 사이에 위치한 샤토 생트 로즐린(Château Sainte Roseline)은 매년 여름 대형 전시회를 열고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로버트 쿨트라이트(Robert Courtright), 부르노 로메다(Bruno Romeda), 로트라우트(Rotraut), 세자르(César), 윌리암 스윗러브(William SweetLove) 등 수많은 유명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2014년에는 조각가 베르나르 파제스(Bernard Pagès)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예술 애호가는 물론이거니와 와인과 예술의 접목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포므리, 지하 세계

랭스에 위치한 포므리(Pommery) 샴페인 하우스는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도 현대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있는 곳이다.

포므리 하우스 설립자의 부인 루이즈 포므리는 생전에 많은 예술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인물로, 그녀의 정신을 계승하여 지금까지도 활발한 예술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메인의 지하에 위치한 백악 동굴도 특별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익스페리앙스 포므리(Expériences Pommery)>전시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매년 135,000명의 방문객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든다.

2014년에는 샹파뉴 아르덴 지역현대미술기금을 위한 전시회가 열렸다. 유명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Matali Crasset)와 공동 기획하였으며, 30여 점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

포제르 성, 건축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고안한 포제르 성(Château Faugères)의 와인저장고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와인저장고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포제르 성은 보르도의 생테밀리옹 마을, 그중에서도 그랑 크뤼로 분류된 포도밭 한가운데에 위치한다. 와인 애호가들에게 최고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대형 와인저장고는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으로, 지역에서는 최초로 유명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겼다.

이 와인저장고는 꼭 한 번 들러 볼만하다. 건물의 외관이 성당을 연상시켜 ‘와인저장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건물의 외관만 둘러봐도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언덕 위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내는 것과 동시에 포도밭의 잔잔한 풍경과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와인저장고는 당연히 와인을 저장하는 용도로도 사용되지만, 그 자체로도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 되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언제든 이곳을 방문할 수 있다.

랭슈 바쥬 성, 알레친스키의 작품

최고급 보르도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포이약 마을에 가면 랭슈 바쥬 성(Château Lynch-Bages)을 만날 수 있다. 1855년에 문화재로 등록된 이곳은 장 미셸 카즈(Jean-Michel Cazes)의 넘치는 열정으로 현대미술 작품이 융성하는 공간이 되었다.

이 성과 예술의 만남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르베 디 로자(Hervé Di Rosa), 귄터 포그(Günther Förg), 라이언 멘도자(Ryan Mendoza), 에밀리오 페레즈(Emilio Perez), 아르눌프 라이너(Arnulf Rainer), 폴 르베이롤(Paul Rebeyrolle), 안토니 타피에스(Antoni Tàpies) 등 수많은 유명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2014년에는 와인 애호가들을 위해 벨기에 출신 작가 피에르 알레친스키의 회화와 벽화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전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라 도미니크 성, 예술의 경지에 올라선 와인저장고

생테밀리옹의 북서쪽, 포므롤 지역과 맞닿아 있는 라 도미니크 성(Château La Dominique)은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와인저장고를 품고 있다. 장 누벨이 설계한 이 와인저장고 덕분에 라 도미니크 성은 슈발 블랑 성(Château Cheval Blanc), 피작 성(Figeac)과 같은 지역 명소와 어깨를 견주게 되었다.

건축물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자줏빛 컬러를 오마주한다.

파사드 전체를 감싼 스테인리스 금속판이 푸른 하늘과 포도밭의 모습을 비춘다. 과연, 그랑 크뤼 클라세 등급에 걸맞은 예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