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동안 알아보는 쥐라 와인에 대한 모든 것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뱅 존, 뱅 드 파이유, 스파클링 와인까지. 쥐라가 이렇게나 다양한 와인을 제조하는 산지라는 것을 아는가? 쥐라산맥의 포도원에서 만들어져 제각기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쥐라 와인의 비밀을 프랑스 관광청이 공개한다.

작지만 알찬 포도원

작다고 얕보면 큰코다친다. 쥐라 포도원의 면적은 ‘겨우’ 80킬로미터지만, 풍부하고 다채로운 품종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쥐라산맥을 따라 샹파뉴 쉬르 루(Champagne-sur-Loue)에서 생타무르(Saint-Amour)에 걸쳐 펼쳐진 쥐라 포도원 중 총 7개 포도원이 AOC(Appellations d’origine contrôlée, 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AOP(Appellations d’origine protégée, 원산지 보호 명칭 제도) 인증을 받았다. 가장 오랜 역사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아르부아(Arbois), 남북에 걸쳐 펼쳐진 코트 뒤 쥐라(Côtes du Jura), 샤르도네를 주로 재배하는 에투알(Étoile), 뱅 존(Vin Jaune, 옐로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샬롱(Château-Chalon) 등 4곳이 쥐라의 AOC다. 리커 와인을 생산하는 막뱅 뒤 쥐라(Macvin du Jura),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는 크레망 뒤 쥐라(Crémant du Jura), 브랜디 전문 마크 뒤 쥐라(Marc du Jura) 등 3곳은 쥐라의 AOP다. 쥐라 포도원에서 재배되는 5개 대표 품종은 샤르도네(chardonnay), 사바냥(savagnin), 풀사르(poulsard), 트루소(trousseau), 피노 누아(pinot noir)다.

플로랄 화이트 와인 vs 전통 화이트 와인

샤르도네와 사바냥을 위주로 만들어지는 쥐라 화이트 와인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플로랄 화이트 와인은 상대적으로 더욱 섬세하고 정제된 특징을 보이고, 전통 화이트 와인은 더욱 강렬함을 자랑한다. 플로랄 화이트 와인 제조 시에는 우이야주(ouillage)를 한다. 숙성 기간 동안 자연적으로 증발해 줄어든 만큼의 와인을 오크통에 계속 채워 공기와의 접촉을 막는 작업이다. 반면 전통 화이트 와인은 공기와 접촉해 산화되어 표면에 얇은 효모 막이 생기고, 이로 인해 사바냥의 강렬함과 샤르도네의 섬세함을 고루 갖춰 더욱 강렬해진 아로마를 띠게 된다.

특별한 방식을 거쳐 발효되는 뱅 존

뱅 존은 지하 저장고에 방치된 채 잊힌 오크통에서 우연히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쥐라의 금 l’or du Jura’이라는 별명을 지닌 뱅 존은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화이트 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사바냥 품종만을 사용해 만들어지는 뱅 존은 참나무 오크통에서 6년 3개월간의 숙성을 거친다. 숙성 기간 제조자는 오크통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 이러한 발효 과정을 거쳐 뱅 존은 호두, 헤이즐넛, 아몬드, 향신료 아로마를 품게 된다. 숙성을 거치는 동안 용량이 1리터에서 증발로 인해 620㎖로 줄어드는 뱅 존은 그 용량에 맞는 특별한 병 클라블랭(clavelin)에 담긴다. 광견병 백신 발명으로 유명한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쥐라 출신으로, 와인 보존 연구를 진행할 때 뱅 존의 발효 과정을 핵심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맛있는 레드 와인도 생산하는 쥐라

화이트 와인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쥐라에서는 레드 와인도 난다. 쥐라의 레드 와인은 이 지역 특산물인 소시스 드 모르토(saucisse de morteau), 샤퀴테리(charcuterie), 콩테 치즈(compté), 모르비에 치즈(morbier) 등과 아주 잘 어울린다. 파스텔 레드 빛깔을 띠는 와인의 로브를 보고 로제 와인으로 착각하며 풀사르를 마셨다가는 레드 와인의 풍미의 깜짝 놀랄 것이다. 탄닌감이 풍부하고 빛깔이 더욱 진한 트루소는 앵두, 향신료, 신선한 후춧가루 아로마를 머금고 있다. 마지막으로 붉은 빛깔과 균형 잡힌 맛을 자랑하는 피노누아는 풀사르, 트루소와 자주 배합되어 진한 붉은 과일향과 향신료향을 더해준다.

노란 빛깔을 자랑하는 뱅 드 파이유

뱅 드 파이유(vin de paille)는 쥐라의 제조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와인이다. 설탕에 절인 과일, 꿀, 캐러멜, 마멀레이드의 맛을 담은 강화 와인(vin liquoreux)인 뱅 드 파이유의 제조법은 매우 정교하다. 먼저 모양이 가장 예쁜 샤르도네, 사바냥, 풀사르, 트루소 송이를 채취해 3개월간 건조한다. 건조된 포도를 압착해 얻은 포도 즙을 약 3개월간 발효시킨다. 알코올 농도가 14.5°C와 17°C에 이를 때까지 발효되면 오크통에 넣고 3년간 숙성시킨다.

뱅 존 축제

쥐라에서는 이곳의 자랑인 뱅 존을 기념하는 축제도 열린다. 매년 2월 초 페르세 뒤 뱅 존(Percée du Vin Jaune)이 열리면 모든 뱅 존 애호가들이 한데 모인다. 쥐라에서 뱅 존을 생산하는 마을들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이 축제는 이틀간 계속된다. 축제 기간 동안 주최 마을은 뱅 존의 색깔인 노란색으로 꾸며진다. 쥐라 전역에서 축제를 찾아온 포도 재배자들을 위해 마을의 지하 저장고는 문을 활짝 연다. 즐겁고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요리 경연 대회, 시음회, 빈티지 와인 경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마지막으로, ‘뱅 존 구멍 뚫기’라는 뜻의 축제 명에 걸맞게 숙성을 마친 와인 오크통에 구멍을 뚫는 순서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쥐라의 스파클링 와인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뱅 존에 더해 스파클링 와인까지! 작고 고운 기포가 송송 솟아오르는 스파클링 와인은 쥐라의 다양한 와인 종류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앞서 소개한 쥐라의 5개 대표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 와인 제작 과정은 마치 예술 작업처럼 엄격하다. 쥐라 샴페인 제조에 쓰이는 포도는 전부 손으로 수확하고, 즙의 산화를 막기 위해 구멍이 뚫린 통에 담겨 운반되어야 한다. 압착 시에도 포도송이를 통째로 압착한다. 그다음에는 18세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방식에 따라 이중 발효 과정을 거친다. 1차 발효는 큐브(cuve)나 토노(tonneau) 등 오크통에서, 2차 발효는 와인병에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