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정점에 선 도시, 프랑스 릴 Lille

프랑스 북부를 대표하는 도시, 릴(Lille)이 2020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되었다. 2020년 9월 9일부터 디자인 혁신의 물결이 릴과 90여 개 주변 도시를 뒤덮을 예정이다. 릴에게 있어 올가을은 ‘디자인을 비롯해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주제의 뉴런을 뒤흔드는’ 계절이 될 것이다.

2020 세계디자인수도, 릴

디자인의 용도는 무엇일까? 제품 사용법을 간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며 삶을 더욱 아름답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릴은 토리노, 서울, 헬싱키, 케이프타운, 타이베이, 멕시코시티의 뒤를 이어 프랑스 도시 중 최초로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었다. 유럽의 중심도시이기도 한 릴은 대담함과 창의성을 뽐내며 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올해를 기념하려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올가을 릴은 르네상스와 레지스탕스 정신을 이어받아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시기를 보낼 것이다. 마치 디자인이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처럼

5곳의 POC 메종

봄에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미뤄야만 했던 POC 메종 오픈일이 드디어 다가왔다. 2020년 9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릴에서는 루베 성 클라라회 수도원(Couvent des Clarisses à Roubaix), 비오토프 생물원(Biotope), 생로 바자르(Bazazar Saint-Lô), 릴 메종 폴리 드 와젬(Maison Folie de Wazemmes), 마들렌 위에 조철로(Chaufferie Huet à la Madeleine) 등 5곳의 ‘ POC 메종’이 문을 활짝 열고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그런데 POC가 대체 무엇일까? ‘Proof of Concept’의 약자인 POC는 ‘개념 증명’이라는 뜻으로, 새로운 기술을 제안할 때 그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을 말한다. 5곳의 릴 POC 메종은 방문객들에게 500여 개의 혁신적인 디자인 개념을 소개한다. 이번 POC 주제는 현재 시사와도 매우 밀접한 ‘주거’, ‘순환 경제’, 협력 도시’, ‘돌봄’ 및 ‘공공 행동’이다. 현 시대를 더욱 잘 살아가며 앞으로 전진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담은 주제다.

새로운 상상력의 장

트리포스탈(Tripostal)과 생 소뵈르역(Gare Saint-Sauveur)역은 성공적인 재개발 작업을 거쳐 릴의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났다. 디자인 전시회 개최지로 최적인 이 두 공간에서는 2020년 9월 9일부터 2020 세계디자인수도 릴을 주제로 한 4개 전시회가 개최된다. 트리포스탈 1층과 2층에서는 <디자인을 디자인하다 Designer(s) du Design>와 <센스 픽션 Sens Fiction>이 11월 15일까지 열린다. 두 전시는 프랑스 디자인 발전의 역사와 프랑스 디자인이 제시하는 디자인에 대해 생각할 점을 제시하고, 미래의 제품 사용법을 상상하는데 픽션이 담당하는 역할에 대해 제고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생 소뵈르역에서는 <세계의 디자인 Les Usages du Monde>과 <제조, 사랑의 노동 La Manufacture, a labor of Love>이 2020년 11월 8일까지 열린다. 코로나19라는 보건 위기를 마주한 우리 일상을 디자인을 통해 돌아보며 재건하는 일을 돕는 새로운 상상력의 장을 만나볼 기회다.

생각할 거리를 주는 각종 행사들

릴은 2020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자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번 성과를 성찰과 환원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2020월 10월 중순에 개최되는 디자인 위크 포럼(Design Week Forum)에서는 세상을 재건하는 데 기여하는 디자인을 소개하는 아틀리에도 열린다. 코로나19 위기를 최초로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디자인에 부여될 새로운 책임감에 대해 세계적 인사들이 의견을 교류하는 장도 마련될 예정이다. 디자인 위크 포럼 참여의 문은 모든 방문객들에게 열려있다.
디자인 애호가라면 2020년 10월 10~11일 생 소뵈르역에서 열리는 ‘인디자이너블 마켓 Indesignable markets’을 놓치지 말자. 디자인을 통해 과거와 미래의 세상을 연결 짓는 색다른 골동품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