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아를 한 달 살기

'빈센트 반 고흐', 파리에서 그가 그렸던 그림들은 왜 죄다 잿빛일까. 반면 아를에서 그린 그림들은 왜 하나같이 풍부한 느낌일까. 도대체 아를엔 어떤 매력이 숨어있길래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얻었을까. 대한민국 대표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디자이너와 PD가 그려본 아를은 또 어떤 느낌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떠났다, 프랑스 남부 아를로!

우리에게 찾아온 작은 여유

서울에서 20분이면 얼마나 걸어갈 수 있을까? 아를에서 20분은 고작 100m를 걷는 시간이다. 주인 모를 집 대문에 붙어 있는 귀여운 손잡이, 어디선가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 따스한 햇볕을 쬐고 있는 길냥이들. 서울 강남구보다 작은 아를 시내엔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마음에 담아야 할 작은 요소들이 참 많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품 속으로

"지금 승아님 와인 잔 안에 반 고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담겨있어요!!!" 사진을 보니 정말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가 와인잔에 담겨 있었다. 어둠이 찾아올수록 석회 가득한 강물엔 가로등 불빛이 반 고흐 그림처럼 번졌던 것이었다. 첫날 기대했던 강물 색깔이 아니라며, 탁한 석회수에 실망했다 투덜대던 순간이 떠올랐다. 아를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지 딱 일주일, 그리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들에 길들여진 우리의 시각이 순화되는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과연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작품 속으로

"지금 승아님 와인 잔 안에 반 고흐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담겨있어요!!!" 사진을 보니 정말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가 와인잔에 담겨 있었다. 어둠이 찾아올수록 석회 가득한 강물엔 가로등 불빛이 반 고흐 그림처럼 번졌던 것이었다. 첫날 기대했던 강물 색깔이 아니라며, 탁한 석회수에 실망했다 투덜대던 순간이 떠올랐다. 아를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지 딱 일주일, 그리고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들에 길들여진 우리의 시각이 순화되는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과연 우리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밤의 카페테라스는...

<밤의 카페테라스>, 아를에서 탄생된 고흐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작품 명을 몰라도 그림만 보면 "아~이 작품~"이란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멀리서 봐도 혼자 높은 채도를 자랑하는 건물, 바로 그림 속의 카페다. 실제 카페 명은 ' 르 카페 반 고흐'. 사실 이 카페는 이렇게 샛노란 벽이 아니었다고 한다. 조명을 받아 노랗게 보였던 카페를 고흐는 더 샛노랗게 그렸고, 그림이 유명해진 뒤 그림 속의 카페와 비슷하게 벽을 칠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카스텔라 색감의 주위 건물 속에서 유난히 더 선명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낮과 밤, 서너 번 포름 광장을 산책해보니 이 카페의 진가는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나타났다. 100년 전 고흐가 직접 서있었을 자리에서 같은 구도로 카페를 마주했을 때 아를에 온 이유를 명확하게 찾은 것 같았다. 해가 거의 넘어간 밤, 카페를 마주 봤을 때 보이는 왼쪽의 펍에 앉아 카페를 바라보면 그림 속의 모습과 가장 비슷하다.

보랏빛 향기

아를에서 한 달을 살며 느낀 가장 좋은 점은 유럽에서 또 다른 유럽을 여행 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만개하는 남프랑스 라벤더를 위해 발랑솔 지역으로 향했다. 여기도 라벤더, 저기도 라벤더. 상상했던 모습과 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발랑솔은 모두 보랏빛이었다.

우리 '집'

니스에서 주말을 보내고 우린 아를로 돌아왔다. 아를 집에 도착해 우리가 내뱉은 가장 첫마지은 '와! 집이다!'였다. 한 달 살기 2주 차, 아직까지는 조금 낯선 아를 이었는데 다른 도시를 다녀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니스 여행은 아를의 나날들을 더욱 일상처럼 만들어줬다. 우린 지도를 보지 않고 동네를 걸어다닐 수 있는 아를에 정을 더 붙이게 됐다.

우리는 대단히 변하지 않았다.

여행이 일탈이라면 한 달 살기는 또 다른 일상이었다. 레스토랑보다는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산다거나, 어느 카페가 에어컨이 잘 나오는지, 가격이 저렴한지, 아니면 단골집을 갈지 아니면 새로운 식당에 도전할지와 같은 고민으로 하루를 채웠다. 이번 한 달 살기를 통해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확실하게 얻은 것이 있다.

첫째, 소중한 기회나 선택의 문 앞에서 조금 더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는 것.
둘째, 아를에서 느꼈던 행복을 가져다 준 소소한 순간을 한국에서도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
셋째, 스스로를 꾸준히 낯선 곳으로 던져야겠다는 계획.

위의 글은 여행의 미치다에서 발간한 《 회사 문 닫고 떠난 한 달 살기 》의 '아를, 반 고흐 연습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 책에는 아를에서 한 달 간 생활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세부 여행 경비, 떠나기 전 알았더라면 좋았을 조언 등이 아낌없이 담겨져 있다. 남프랑스에서 한 달 살기를 계획한다면 반드시 참고해 보자. 《 회사 문 닫고 떠난 한 달 살기 》책은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