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 아키텐으로 떠나는 커플 여행 필수 코스

커플 여행 인플루언서 엘리자와 막스가 누벨 아키텐에서 1주일동안 로드트립을 하며 보고 즐긴 누벨 아키텐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마치 프랑스에서 세계여행을 하는듯한 누벨 아키텐의 숨어있는 스폿으로 다함께 떠나보자. 멋진 풍경은 물론 자연, 미식 그리고 문화유산까지 모든 것이 여러분을 반길 것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콜롱주 라 루주

콜롱주 라 루주(Collonges-la-Rouge)에 도착하는 순간 동화 속 공주들이 사는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붉은 사암으로 된 건물 벽이 수놓은 마을 풍경은 첫눈에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을은 인파로 붐비지만 조용한 곳을 찾고 싶다면 곳곳에 난 골목길로 들어가면 된다. 특히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며 붉은 건물들이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누아르 가(rue Noire)를 추천한다. 거리 곳곳에서 신비로운 생김새를 하고 부드러운 멜로디를 자아내는 악기인 핸드팬을 연주하는 예술가들의 모습도 보인다.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가득한 마을이다.

프랑스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이라는 협회가 있다. 협회의 역할은 훌륭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프랑스 전국의 작은 마을들이 고유의 역사와 유산을 보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마을은 150개가 넘는다. 그중 콜롱주 라 루주는 1980년 협회 설립에 대한 논의가 최초로 이루어진 장소였고, 이후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로 제정되었다. 콜롱주 라 루주는 명실상부 코레즈(Corrèze)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여행지 중 하나다.

페리고르 누아르의 필수 여행지, 사를라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를라(Sarlat)가 나온다. 붉은색으로 가득하던 풍경은 노란색으로 바뀐다. 페라이트가 함유된 석회암으로 지어진 건물들이 늘어선 사를라는 날씨가 흐린 저녁에도 밝게 빛나는 것만 같다. 사를라는 1960년대 초반 말로 법(Loi Malraux)에 따라 실행된 마을 복원 공사 진행지로 선정된 초기 마을 중 하나였다. 말로 법은 도시화에 맞서 프랑스의 옛 문화유산을 보전·복원하자는 취지로 제정된 법이다. 사를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복원 공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또한 사를라는 1제곱미터당 집약된 문화유적 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 기네스북에 오른 마을이기도 하다. 길거리 공연에서 다양한 축제에 이르기까지 사를라에는 즐길 거리도 넘쳐난다. 늘 흥겨운 분위기로 방문객을 환영하는 멋진 마을 사를라를 꼭 여행해 보자.

도르도뉴 카누 투어

도르도뉴 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요로운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카누 투어다. 우리는 세낙(Cénac)에서 베낙(Beynac)까지 카누를 타고 이동하는 멋진 경험을 했다. 웅장한 절벽의 사면에 자리 잡은 마을 라 로크 가쟉(La Roque Cageac)을 지날 때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했다. 도르도뉴 협곡(Vallée de la Dordogne)을 배경으로 한 엽서에 수록되어도 손색이 없을 배경이었다. 이 지역에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베낙 성(Château fort de Beynac)과 카스텔노 성(Château fort de Castelnaud)과 같은 고성들도 있다. 중세 시대 도르도뉴가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산들이다. 우리와 함께 한 투어 가이드 파브리스 덕분에 도르도뉴 강에 숨겨진 여러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2012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도르도뉴 협곡은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여행지다.
도르도뉴 강 카누 투어를 하고 싶다면 카노스페르(Canosphère) (외부 링크) 를 찾아갈 것을 추천한다. 친절할 뿐 아니라 도르도뉴 지역의 취약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도 펼치는 카노스페르를 지원하며 이 지역의 환경 보호에 동참해 보자.

라스코 IV로 떠나는 구석기시대 시간 여행

누벨아키텐 로드 트립을 계획 중이라면 도르도뉴 라스코 동굴은 절대 빠트려서는 안 될 필수 코스다. 구석기 후기 시대 벽화가 남아있는 곳으로 유명한 라스코 동굴은 1940년에 우연히 발견되어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본래 동굴은 보호 목적으로 폐쇄되었고, 일반 관광객들을 위해 동굴의 모습을 밀리미터 단위까지 그대로 복제해서 만든 인공 동굴이 개장되었다. 라스코 IV 동굴 속 복제 벽화를 보면 초등학교 시절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새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2만 년 전 인류의 생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여행지다. 먼 옛날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경이로웠지만, 이 동굴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복원해낸 현대 과학 기술에도 크게 감탄했다. 선사시대 조상들이 남김 벽화의 뜻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라스코 IV 벽화 전시관(Centre International de l’Art Pariétal) (외부 링크) 에 들를 것을 추천한다.

‘빛의 수조’ 바생 드 뤼미에르가 있는 보르도 여행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보르도를 여행하면서 이곳의 경이로운 매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보르도는 350개 이상의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다. 특히 보르도는 뛰어난 건축미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보르도를 여행했다. 자전거 도로가 잘 구축된 도시이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게 자전거를 타고 도시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다. 보르도에서 가장 우리에 마음에 들었던 곳은 ‘빛의 수조’라는 뜻을 지닌 전시관 바생 드 뤼미에르(Bassins de Lumières) (외부 링크) 였다. 보르도를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옛 잠수함 기지였던 이곳은 오늘날 세계적인 디지털 아트 전시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둠과 음악에 둘러싸인 웅장하고 거대한 공간에 들어서면 귀스타브 클림트, 파울 클레 등 거장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세계를 들여다보는 느낌에 푹 빠지게 된다.

호수와 바다가 있는 비스카로스 힐링 여행

우리의 누벨아키텐 여행 종착지는 대서양을 마주한 랑드 해안(côte Landaise)에 위치한 비스카로스(Biscarrosse)였다. 보르도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비스카로스는 다양한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해변 휴양지다. 우리는 이곳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며 며칠 동안 여유로운 휴식을 취했다. 즐거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비스카로스는 가족 여행지로도 아주 좋다. 비스카로스에서 보내는 모든 순간이 느긋하고 여유로웠다. 하루의 첫 햇살이 호숫가를 비추며 떠올라 바다의 파도 위로 떨어지며 저물 때까지, 우리는 해안가 사람들처럼 자연의 시간을 따라 하루를 여유롭게 보냈다.
이곳에서 좋은 인연도 만났다. 2인 서핑 챔피언 타이틀을 세 번이나 거머쥔 클레망·델리아 세트랑 부부다. 둘은 비스카로스에서도 유명 인사다. 클레망은 해변에서 서핑학교 키위서프(KiwiSurf)를, 델리아는 비스카로스 맛집인 카페 바 겸 레스토랑 서프 팔라스(Surf Palace)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