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성지들

  • © Philippe Berthé, Centre des monuments nationaux

  • © Philippe Berthé/Centre des monuments nationaux

현대의 성지들 Place de la Mairie 70250 Ronchamp fr

고딕 양식의 성당이나 로마네스크 양식의 수도원을 뛰어넘어 최근에 세워진 교회나 회교 사원에서도 20세기 건축가와 예술가의 재능은 돋보인다.

이러한 테마를 다루다 보면 1965년에 작고한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콘크리트의 전문가이면서도 마음으로는 예술가였던 그에게는 건축이 기술적인 도전인 동시에 야심 찬 창조 과정이었다. 아방가르드적인 컨셉들은 사회적인 삶, 도시 조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었으며 이상적인 주거 형태에 대한 도그마를 강요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장황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건축가였던 그는 1950-1960년대 건축 세계에 강한 영향을 주었다. 그의 작품들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오뜨-쏜 Haute-Saone (프랑슈-꽁떼 Franche-Comte지방)의 작은 마을인 롱샹 Ronchamp에 있는 노트르담 예배당이다. 이와 함께 생 떼띠엔느 근방의 피르미니 Firminy마을에 있는 생-피에르 Saint-Pierre 성당도 손꼽힌다.

에브리 Evry(에쏜 Essonne지방)대성당은 또다른 양식과 자재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20세기에 유일하게 세워진 새로운 건축물인 이 성당은 동시에 규모와 참신한 양식을 과시하고 있다. 비스듬히 잘려진 폭이 넓은 탑은 툴루즈산의 붉은 벽돌 84만 개를 사용하여 만들었으며 24그루의 보리수로 덮여 있다. 이 탑은 마리오 보타 Mario Botta가 만든 것이다. 1995년에 축성된 이 예수부활 Resurrection 대성당은 생-꼬르비니엥 Saint-Corbinien에게 바쳐진 것으로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930년대 산속의 평범한 신부였던 드베미 Devemy신부가 했던 교섭은 아주 색달랐다. 그는 자신의 성당을 생-제르베 Saint-Gervais와 몽블랑 산맥 맞은 편에 있는 아씨 Assy고원에 세우도록 했다. 그 지역의 건축가가 아주 소박하고 고전적으로 구상된 노트르-담-드-뚜뜨-그라스 Notre-Dame-de-Toute-Grace는 뜻밖에도 그 당시의 예술활동의 진정한 박물관이 되었다. 우연히 또는 특별한 우정으로 레제, 뤼르싸, 마티스, 보나르, 샤갈, 브라크가 조각, 타피스리, 프레스코, 스테인드글라스, 그

 

외의 또 다른 장식물들로 성당을 장식했다. 현대예술의 거장들이 총집결하였다.

그르노블 근처의 작은 마을인 샤르트르즈의 생-위그 Saint-Hugues성당은 어느 한 고독한 아르까바 Arcabas라는 예술가가 영감을 얻어 헌신적으로 이룩한 건축물이다. 미술학교 교수였던 그는 33년 (1956 -1988)동안 아주 독특한 양식으로 건축물의 장식을 꾸미는데 혼신을 다하였다.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이 현대 종교 예술들이 모두 아쉽게도 아주 멋진 산악지대의 움푹 패인 곳사이에 감춰져 있다.

프랑스에 카르삭 Carsac (도르도뉴Dordogne)에 있는 레옹 쟉 Leo Zack 이 만든 십자가의 길과 같은 또 다른 건축물들도 찾아볼 수 있지만 동시대 예술가들이 훨씬 이전의 문화재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다. 느베르 Nevers에 있는 생-시르 Saint-Cyr 고딕 성당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 곳에는 비알라 Viallat나 오네게 Honneger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콩포스텔 순례길에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10-12세기)의 대표작인 꽁끄 Conques의 생뜨-프와 Sainte-Foy 수도원에는 피에르 술라쥬 Pierre Soulages가 서명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백여 개나 있다. 시대와 양식이 함께 어울어진 예술품 중의 예술품이다.

프레쥬 Frejus (바르 Var지방)의 해수욕장에 가면 독특한 멀티 문화유산을 만나게 된다. 군이 주둔하던 도시(식민지 주둔 부대가 모여 있던 도시)라는 역사를 지닌 이 휴양지에는 예배 장소로서는 사용되지 않는 미씰 회교사원이 있다. 이 건축물은 "동양풍"의 건축 기법에는 약간 벗어나 있다. 1930년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사원의 진홍빛은 진흙을 떠올리게 하며 말리 Mali의 제네 Djenne에 있는 유명한 아프리카 회교사원과 매우 유사하다. 게다가 프레쥬에는 가장 큰 누워 있는 부처상(길이 10m)과 함께 진짜 불교 사원도 있으며 예루살렘 노트르-담 예배당도 있다. 이 예배당은 쟝 콕토Jean Cocteau의 양자가 아버지인 예술가의 120개의 그림 원본에 따라 꾸민 곳이다.